땅에 떨어진 빗방울이 ‘모래 덩어리’처럼 변해 토양을 침식시키는 현상은 어떤 모습일까?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은, 지면과 접촉할 때 비록 미약하지만 충격을 가해 토양에 영향을 미치는데,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빗방울이 모래를 두른 채 경사면을 굴러 내려가면서 최초의 충돌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펜실베이니아대학 연구팀은, 빗방울이 모래 지면에 떨어지는 모습을 관찰하던 중, 빗방울이 경사면을 굴러 내려가는 과정에서 모래를 감싸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발견. 이 발견을 계기로 연구팀은 카메라로 해당 현상을 기록하고, 실험실에서 이를 재현하고자 했다.

 


실험실에서는 건조한 규사로 덮인 길이 1.2미터, 경사각 30도의 바닥을 설치하고, 슬로모션 카메라로 물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관찰했고, 연구진은 모래를 끌어안은 물방울이, 두 가지 서로 다른 형태로 변화한다는 사실을 발견. 

 


물방울이 지표에 충돌한 뒤 불안정해지면 ‘땅콩’과 같은 형태로 변형되어, 경사면을 굴러 내려가면서 회전하며, 한 번에 몇 개씩 모래 입자를 집어 올리게 된다. 반면 물방울이 안정성을 유지한 경우에는, 매우 많은 입자를 끌어모아 빽빽하게 채워진 공 모양이 되고, 이 공 모양의 물방울이 계속 가속되면, ‘도넛’ 같은 형태로 바뀌며, 결국에는 산산이 부서진다.

아래는 두 종류의 모래 공(砂玉)을 포착한 영상으로, 도넛 형태의 공은 표면뿐 아니라, 내부의 고리 부분에도 모래를 흡착하기 때문에, 더 높은 밀도를 지니고 불투명한 외관을 띠게 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형태의 출현을 “예상 밖”이라고 표현하며, “초기 단계에서 빗방울은 속도와 모래 포획률을 급격히 증가시킵니다. 원심력이 커질수록 굴러가는 빗방울은 변형을 거치며, 구형이 불안정해지고 모래 공이 형성됩니다”라고 설명. 또한 이러한 형태 변화로 인해 빗방울은 변화 이전보다 최대 10배에 달하는 토양을 운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빗방울처럼 작은 존재라도 그 수가 많아지면, 수해로 인한 토양 유실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러한 피해를 예측하기 위해 토양 침식 모델을 구축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데, 연구팀의 연구는 이러한 모델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우리 연구는 개개의 빗방울이 퇴적물을 운반하는 매개체이자, 지구 표면을 형성하는 조각가로서의 힘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줍니다”라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