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를 "어떤 요리에도 넣고 싶다"고 더없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딱정벌레 같은 냄새가 나서 먹을 수 없다"는 사람도 있는데, 고수의 호불호가 둘로 딱 나눠지는 원인에는 유전적 차이가 있는 것으로, DNA 검사업체의 조사 결과 판명됐다.
같은 음식이라도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지만, 그 대부분은 같은 맛을 느끼고 있다. 그 전형적인 예가 고추로 누구나 맵다는 자극을 느끼지만, 그것을 좋아하느냐 마느냐는 사람마다 다르다.
그런데, 고수의 경우는 풍미를 식별하는 유전자에 따라 느끼는 맛이 다르다는 것이, DNA 검사회사 23andMe의 대규모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먼저, 23andMe 연구팀은 수천 명을 대상으로 고수 선호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고수 혐오와 관련된 일염기다형(SNP), 즉 개인 간 DNA 염기서열의 차이를 몇 가지 특정.
그 중 하나는 후각수용체 "OR6A2"라는 수용체를 코드화한 것으로, 고수 특유의 풍미를 가져다주는 알데히드와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것이었다. 알데히드 중에는 "프루티로 그린"이라고 형용되는 것도 있고, "비누와 같은 자극적인 냄새"라고 표현되는 것도 있다.
또, 23andMe 조사에서는 고수의 취향은 유전될 가능성이 높고, 민족에 따라서도 다른 것으로 나타났는데, 구체적으로 고수를 "비누 같은 맛이 난다"며 싫어하는 사람의 비율은, 유럽 등에 사는 애쉬케나지 유대인이 약 14%, 남유럽이나 북유럽 사람들이 약 13%,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나 라틴계 미국인이 약 9%였던 반면, 동아시아인에서는 약 8%, 남아시아인에서는 약 4%밖에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식품과학자이자 입맛 전문가인 존 헤이즈 씨는, "고수를 비누와 같은 맛으로 잘 느끼지 못하는 문화권에서는, 고수를 요리에 사용하는 경향이 강할 것"이라고 말한다.
영어권에서는 "비누 같다"고 형용되는 경우가 많은 고수의 풍미인데, 이러한 표현이 정착되기 전에는 "벌레 같은 냄새"라고 알려져 있었다. 고수와 식문화에 대해 논한 2023년 9월 연구에 따르면, 1997년 발간된 식물사전에는 "신선한 고수를 잘게 부수면 남금벌레나 딱정벌레 같은 불쾌한 냄새를 풍긴다"고 설명되어 있었다고 한다.
유전자에 의해서 미각이 좌우되는 경우는, 고수 뿐만이 아닌데, 예를 들어 후각 수용체 "OR7D4"의 유전적 변이에 따라서는, 안드로스테논이라는 호르몬에 민감해진다. 따라서 이 변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거세되지 않은 수컷 돼지고기를 먹으면 냄새를 느낄 수 있다.
그 밖에도, 케일이나 새싹 양배추와 같은 쓴 야채, 혹은 홉의 쓴맛이 나는 맥주를 좋아하게 될지를 결정하는 미각 수용체 "TAS2R38"이나, 자몽이나 키니네, 사카린의 취향을 좌우하는 미각 수용체 "TAS2R31" 등이 있다.
선천적이거나 민족적인 요인이 강한 고수의 호불호이지만, 여러 번 접하다 보면 익숙해지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헤이즈 씨는 "생물학은 운명이 아닙니다"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