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고버섯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버섯으로, 최근에는 아시아 이외의 서양 국가에서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던 중, 스위스에 사는 72세 남성이 조리가 덜 된 표고버섯을 먹다가, 몸의 등짝에 마치 채찍을 맞은 것 같은 발진이 나는 "표고버섯 피부염"이라는 병이 발병했다고, 스위스 제네바대학병원 의사들이 보고했다.
이번에 보고된 72세 남성은, 표고버섯을 이용한 식사를 한 지 이틀 만에, 등 전체에 마치 채찍을 맞은 듯한 발진(홍반)이 나타났다고 하는데, 이 홍반은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여 잠을 자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한다.
아래 사진이, 실제로 남성의 등에 나타난 홍반을 촬영한 것. 등 한 면에 줄무늬 홍반이 나타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의사들이 이 홍반을 진찰한 결과, 피부를 세게 긁거나 문지른 것은 아니며,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림프절이 부어 있다는 징후도 없었다고 한다. 이후 남성이 지난 며칠간 무엇을 먹었는지를 청취 조사해, 이틀 전 먹은 표고버섯이 원인인 "표고버섯 피부염"이 발병했다고 의사들은 결론 내렸다.
표고버섯 피부염은 1977년 일본에서 처음 보고된 질병으로, 날것 또는 반생 표고버섯을 먹은 사람의 약 2%가 발병하는 것 외에, 건조 표고버섯의 국물을 먹거나 표고버섯 가공품을 먹은 사람이 발병하는 경우도 있다. 증례는 주로 일본이나 중국에서 보고되고 있지만, 유럽이나 북미 등 그 외 지역에서도 보고되고 있다고 한다.
표고버섯 피부염이 일어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특정되지 않았지만, 유력한 가설은 "표고버섯에 포함된 렌치난이라는 다당류에 대한 면역매개성 과민반응이다"라는 것. 렌치난은 염증을 일으키는 인터류킨-1이라는 생리활성물질 방출을 촉진해, 혈관 확장과 발진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렌치난은 가열에 의해 분해되기 때문에, 표고버섯을 섭씨 145도 이상에서 완전히 조리하면, 표고버섯 피부염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의사들은 지적하고 있다.
표고버섯 피부염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질병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낫지만, 의사들은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등에 바르는 스테로이드와 경구 항히스타민제를 처방. 또한 남성에게는 표고버섯을 충분히 가열해서 먹도록 조언했다고 한다.
또한, 남성의 증상은 2주 후 진찰 시점에서 상당히 누그러졌지만, 염증 후 피부에 자주 나타나는 색소 침착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보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