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동부 사막에 존재하는 고대 항구 "베레니케"에서, 전설의 민족 브레미(Blemmyae)족이 의식을 치른 것으로 알려진 신전이 발견됐다고 한다.
이 신전에서는, 대부분 목이 잘린 15마리의 매가 발견됐으며, 이집트인의 문화와 브레미의 문화가 섞인 종교적 의식이 진행됐을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번 조사는 국제적인 발굴팀에 의해, 2019년 1월부터 실시되어 왔으며, 그 결과가 최근 "American Journal of Archaeology"(2022년 10월 자)에서 발표되었다.
■ 전설의 민족 "블레미"
홍해 서안에 위치한 이집트의 고대 항구 베레니케(Berenike)는 원래, 기원전 285~전 246년 이집트를 통치한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가 쌓은 항구였지만, 로마시대나 동로마제국시대가 되어도 건재하여 혼곶, 아라비아, 인도에서 오는 무역선의 주요 현관문 역할을 하였다.
이번에 발굴이 진행된 곳은, 베레니케에서 가장 중요한 시설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노던 콤플렉스(Northern Complex)에 있는 신전으로, 매의 신전(Falcon Shrine)으로 불리는 그 신전은, 로마 후기(4세기6세기)의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발굴된 기록에 따르면, 그 당시 브레미라고 불리는 민족이 항구의 일부를 지배했던 것으로 보인다.
브레미에는, 누비아 지방(이집트 남부에서 수단에 걸친 지역)의 유목민으로, 이집트 동부 사막지대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었고, 브레미에 대한 첫 언급은, 기원전 7세기 수단 유적에서 발굴된 비문에 있지만, 로마 시대가 되자 지리학자 폼포니우스 멜라와 정치인 대플리니우스가, 머리가 없고 가슴에 얼굴이 있는 괴물로 소개하고 있다.
■ 매의 신을 모시는 신전
이번에 조사된 신전은, 전통적인 이집트 양식이지만, 4세기 이후 브레미에 의해 이들의 신앙에 사로잡힌 흔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전에서는, 작살, 입방체 상, 종교와 관련된 비석 같은 공물이 발견되고 있지만,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15마리의 매사체이며, 그 대부분은 목이 없는 것이었다는.
나일강 유역에서는 매가 숭배되고 있었으며, 다른 유적에서 머리가 없는 매 미라가 발견된 적은 있었지만, 그것은 한 마리뿐이며, 매의 신전처럼 여러 개의 시체가 발견된 것은 전대미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여기서 머리를 삶지 말라"는 기묘한 비문이 새겨진 비석도 발견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이런 곳에 있는 비문은, 봉납이나 감사를 표현하는 것이지만, 매 신전의 것은 불경한 행위라며, 동물의 머리를 삶는 것을 금지하는 메시지다.
발굴팀의 호안 오제르 구스만 씨(바르셀로나 자치대)에 따르면, 이들은 이집트와 브레미 전통이 결합된 의식이 행해지고 있었음을 보여주며, 아마도 "콘스 신"(매 머리를 한 이집트의 신)을 모시고 있었을 것이다.
이번 발견은, 로마제국 쇠퇴기에 사막 동부에 살았던 반유목민 브레미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