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경매회사 Hansons는 최근, 19세기의 흡혈귀 퇴치 키트(vampire-slayer kit)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액수에 낙찰됐다고 발표했다.
이 아이템은 당초, 2000~3000 파운드(약 350만원~500만원) 정도에 낙찰될 것이라고 예상했었지만, 6월 30일에 최저 견적액의 6배 이상이되는 1만 3000파운드(약 2200만원)에 낙찰되었다고...
흡혈귀 헌터는, 픽셔널한 존재로 현재도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도대체 어떤 인물이 이 아이템을 소유하고 있었던 것일까?
■ "흡혈귀 퇴치 키트"의 주인은 누구?
Hansons에 따르면, 이번에 출품된 "흡혈귀 퇴치 키트"는, 영국의 전 귀족인 월리엄 맬컴 헤일리 경(1872~1969)이 소유하고 있었다고 하고, 헤일리 경은 매우 총명한 인물로 알려져 옥스퍼드의 코퍼스 크리스티 칼리지에서 교육을 받은 후, 1924년부터 1928년까지 당시 영국의 식민지로 되어 있던 인도 펀잡 주에서 지사를 역임했었다.
한편, 그 빛나는 경력 중에서, 그는 흡혈귀 퇴치 도구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고, 흡혈귀의 민간 전승은 매우 오래되어 수천 년 전에는 이미 고대로마나 그리스에서 무덤에 무거운 돌을 올려 사망자가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습관이 있었다.
일설에는 불사자의 존재가 세상에 유포되게 된 계기는, 사망한 것으로 착각된 강경증 환자가 관에서 소생한 것이었다고 한다.
또 현대에 전해지는 서양적인 뱀파이어상(사람의 생피를 빨아들이는 불사신의 괴물)은 15세기 루마니아에 실존했던 "브라도 3세"에서 비롯된다.
그는, 적국의 병사와 자국의 백성을 꼬챙이에 꽂아 먹거나 생피를 마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유명한 "드라큘라"는 흡혈귀의 호칭도 그의 통칭에서 유래되었으며, 그 뜻은 루마니아어로 "드래곤의 아이"를 의미한다.
이것은 그의 아버지 브래드 2세가 헝가리 왕국의 드래곤 기사단에 입단하면서 "Dracul"로 불렸던 까닭이다.
그래서 아들 브래드 3세는 루마니아어로 드래곤의 아들을 뜻하는 Drrculea(드라큘라)가 된 것이다.
그리고 그를 모델로 탄생시킨 것이 블럼 스토커의 유명한 소설 드라큘라(1897년)이다.
이때 블럼은 루마니아어 드라크(Drac)에는 악마라는 의미도 있다는 것을 알고, 브래드 3세의 통칭 드라큘라를 "악마의 아들"의 의미로 전용해 이용한 것 같다는.
처음부터 흡혈귀는 창작물로 등장한 셈이었는데, 이 시대 유럽에는 중요한 정보 혁명이 있었는데, 그것이 활판 인쇄 기술의 등장.
잘 말려진 마녀의 이미지도 이 시대의 과격한 미소지미스트(여성혐오자)하인리히 클라마의 저서 "마녀에게 주는 철퇴(Malleus Maleficarum)가 크게 히트하면서 퍼졌다고 한다.
드라큘라의 전설도 마찬가지로 거짓인지 진실인지 알 수 없는 소문으로 유럽 전역에 널리 알려졌다.
그래서 16세기 서양에서는, 살아나서 사람을 덮치지 않도록 죽은 사람의 발메 말뚝을 박거나 입에 돌을 넣어 매장될 정도로 영향을 미쳤다.
흡혈귀 전설은 그 후에도 오랫동안 구전되어, 헤일리 경의 시대에도 흡혈귀의 존재가 믿어졌음은 확실하다.
헤일리 경이 어떤 목적으로 이 아이템을 손에 넣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쩌면 흡혈귀를 만났을 때의 무기로 입수해 두었던것이 아닐까.....
그건 그렇고...."흡혈귀 퇴치 키트"의 내용물은 어떨까?
■ 흡혈귀 퇴치 도구는 어떤 것일까?
먼저, 나무상자 표면에는 놋쇠 십자가 2개가 달려 있고, 뚜껑을 연 안쪽에도 그리스도의 책형상이 중앙에 하나 부착되어 있다.
흡혈귀 퇴치 도구에는, 같은 모양의 권총이 2정, 놋쇠 화약통과 촛대, 성수, 성경, 묵주 등이 들어 있었는데, 묵주라는 것은, 가톨릭 교회에서,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를 할 떄 사용하는 염주를 말한다.
또한, 흡혈귀 퇴치로 친숙한 심장에 박는 말뚝과 망치도 들어 있다.
그리고, 도구에는 헤일리 경의 이니셜이 각인돼 있었고, 그의 이름과 주소가 적힌 당시 런던 경시청(Metropolitan Police)서류도 동봉돼 있었다.
흡혈귀 퇴치에 필수적인 도구는 대체로 갖추어져 있고, 굳이 없는 것을 든다면 마늘 정도일까....
이 키트는, 세계 각지의 수집가와 바이어의 관심을 끌며 경매 시작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는데, Hansons의 소유주인 찰스 한슨(Charles Hanson)씨가 프랑스, 미국, 캐나다 등 세계 각직에서 입찰이 쇄도해 이 소식은 대대적으로 보도됐다는 것.
그 덕분인지, 사전 예상을 크게 웃도는 1만 3000파운드의 높은 가격에 낙찰되었는데, 낙찰받은 영국에 거주하는 익명의 남성은 "낙찰받을 수 있었던 것에 매우 놀라웠고, 기쁘게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매우 매력적인 아이템이며, 대화의 소재가 되기도 합니다"라고 인터뷰시 대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