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떠도는 부유 행성이 태양계 탈출의 열쇠일지도 모른다.
미국 휴스턴 커뮤니티 칼리지(HCC)소속 연구자들에 따르면, 별계에 속하지 않고 떠도는 부유행성이 인류의 방주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아이디어에서는, 항성간 항행 능력을 가진 우주선을 타고 신천지로 이동하는 대신에, 다양한 방법으로 부유행성(암석형)을 조달해 지구생명과 인류를 이주시키게 된다.

인공적인 이민선은 크기도 자원도 한정되어 있는 반면, 부유행성을 방주로 삼을 수 있다면, 행성 전체를 자원화하고 긴 여행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부유 행성을 조달할 수 있을까?
연구 내용의 자세한 내용은 2022년 4월 28일에 "International Journal of Astrobiology"에 공개되어 있다.
■ 우주를 떠도는 부유 행성을 방주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유감이지만, 지구에서 영원히 살 수는 없다.
태양의 수명은 앞으로 50억 년 정도로 생각되고 있으며, 그 때가 오면 태양은 팽창하여 적색 거성으로 변화하고, 화성 궤도까지 부풀어올라 지구를 삼켜 버린다고 알려져 있다.
50억 년이나 인류가 존속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때문에 지구 생명이나 인류의 후손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언젠가는 지구나 태양계를 탈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프록시마 켄타우리조차 4.25광년이나 되는 거리에 있고, 기존 기술로 그곳까지 가려면 6000년 이상이 필요하다.
기술이 진보하여 추진시스템이 개량되었다 하더라도, 항성간 이동을 하는 이민선은 여러 세대교체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충분한 자원과 공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에, 휴스턴 커뮤니티 칼리지 연구자는, 어느 항성계에도 속하지 않고 우주를 떠도는 부유행성을 방주로 만드는 방법을 제안했다고.
우주를 떠도는 부유행성은 차갑고 어두운 곳으로 여겨지기 쉽지만, 지구처럼 따뜻한 핵이 있으면 지각 안쪽에 액체 바다가 형성된다고 여겨져 생명의 생존에 필요한 따뜻함 확보가 가능해진다.
실제로,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는 내부에 열원이 살아있고 얼음으로 덮인 지각 안쪽에는 액체 물로 이루어진 바다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충분한 물은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생물을 보호하는 장벽 기능도 해주고, 부유행성의 지각을 뚫고 여압할 수 있다면, 거대한 공간과 대량의 자원을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수천년~수만년에 걸친 여로도 가능해질 것이다.
연구자들은 충분한 기술과 자원이 있으면, 행성을 조종해서 원하는 방향으로 향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렇게되면 문제는, 어떻게 부유 행성을 확보하느냐 하는 것인데....연구에서는 다음의 4가지 방법이 제안되고 있다.

■ 부유 행성을 확보하는 4가지 방법
1. 우연히 근처를 지나가는 부유행성에 탑승한다. 2020년에 이루어진 연구에서는, 우리 은하계에는 500억 개의 부유 행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들 부유 행성의 대부분은, 항성계끼리의 접근 시 중력의 영향에 의해 별계 밖으로 튀어나온 것이 기원인데, 은하계 전체로 보면 결코 충분한 수는 아니지만, 태양의 수명이 다하는 50억 년 후까지는 유망한 부유행성 중 몇 개가 태양계 근처를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연구자들은 충분한 준비와 기술이 있으면, 이들 지나가는 부유행성에 대해 히치하이크를 하고, 멸망해 가는 태양계로부터의 탈출도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가장 조건이 좋은 부유행성의 경우, 예상치 못한 선객이 있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2. 태양계 외연에서 적당한 천체를 가져와 개조한다
두 번째 방법은 우연히 의지하지 않고, 부유행성을 자체 조달하는 방법.
이 방법으로는 태양계의 외연부, 올트의 구름이라고 불리는 영역에 있는 적당한 준행성등의 천체를 지구 근처까지 견인해, 지하 도시등의 인프라 정비등을 실시한 후에, 추진 시스템에 의해서 다시 가속하고, 태양계 밖으로 "출항"시킨다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운에 따라 부유행성의 내방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견실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이 방법은 준행성급 질량을 태양계 외연에서 내연으로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지구나 화성 등의 궤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한다면, 지구의 궤도변화 따위는 잠겨 있을 수 없는 아슬아슬한 상황으로 한정하는 편이 좋다.
3. 태양계 외연의 준행성을 밖으로 튕겨내어 부유행성으로 만든다
세 번째 방법도 두 번째와 마찬가지로 부유 행성(후보)을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것.
이 방법으로는, 준행성 세도나 등 태양에서 먼 위치를 돌고 있는 천체를 추진시스템에 의해 가속하여 태양계 밖으로 튕겨내 부유행성으로 만든다.
꺼내기 전에 충분한 인프라 정비를 할 수 있다면, 안정적인 방주로 기능해 줄 것인데, 문제가 되었던 두 번째 방법의 지구 궤도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도 두 번째와 마찬가지로 결국은 준행성 규모의 천체를 이동시킬 만한 추진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4. 태양이 죽기 직전에 튀어나오는 행성을 타고 여행을 떠난다
네 번째 방법은 약간 벅찬 방법.....
태양이 팽창해 거대화하면, 중력 변동에 의해 몇몇 행성이나 준행성, 위성 등이 태양계 밖으로 튕겨져 부유행성이 될 수 있다.
날아가는 천체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경우, 미리 이주해 두면 망해가는 태양계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운 좋게 지구가 출발의 당사자가 된다면, 지구 자체가 방주가 되어 함께 다른 별계를 지향하게 될 것인데, 50억 년 후 인류가 행성이나 준행성을 이동시킬 만한 기술력이 없다면, 이 방법이 실행될 것으로 보인다.

■ 부유 행성에서의 생활은 어디까지나 임시 방편
이번 연구를 통해 태양계 탈출을 위해 부유행성을 이용하는 방법이 제시되었다.
부유 행성을 우주선으로 이용하는 장점은, 행성 전체를 자원과 생활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 있고, 또한 행성 내부가 지구처럼 열을 유지하고 있다면, 지열에너지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안타깝게도 부유 행성을 영원한 거처로 삼기는 어려울 것이다.
행성 내부에서 생산되는 열은 유한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코어까지 차가워져 액체의 바다를 유지할 수 있게 되기 때문....
따라서 연구자들은 부유행성은 어디까지나 구명보트와 같은 존재이며, 이주처가 발견되면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한편 연구에서는, 부유 행성을 사용한 우주 규모의 히치하이크를 실시하고 있는 문명이 있는 경우, 다양한 행성에 "문명"의 씨를 뿌리는 "파종기"로서 기능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기술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지구 외 문명의 탐사는 별계 내에 있는 행성에 눈이 쏠리기 쉽지만, 어쩌면 부유 행성이야말로 최대의 노림수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