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저온에서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냉장고는 현대인의 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냉장고의 역사는 비교적 이르며, 전기 제조회사 하이얼에 따르면, 얼음을 사용하는 냉장고가 발명된 것은 1803년, 전기를 사용하는 가정용 냉장고가 발명된 것은 1918년이라고 한다.
그럼, 냉장고가 전혀 었던 시절에 사람들은 음식을 어떻게 장기 저장했을까?
2015년에 미국 미시간 주에 있는 농지에서, 매머드 뼈가 발견되었다.
이 화석을 조사한 결과, 1만 1700면 전 매머드가 북미 대륙에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고, 게다가 "뼈에 타흔이나 절개자국이 남아 있었던 점", "뼈와 동시에 석기가 발굴된 점", "뼈 속에 큰 바위가 섞여 있었던 점"으로 미루어 매머드의 시신은 자연사 후에 방치된 것이 아니라, 수렵채집민들이 연못 속에 넣어 보관했던 것들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해 주었다.
물속에 고기를 집어 넣으면 고기가 썩을 것 같은데, 미시간대학 고생물학 박물관의 대니얼 피셔 교수는, 물속에 서식하는 그램 양성의 혐기성 세균인 락도바시러스 세균의 작용으로 고기의 저장이 가능했던 것으로 추측했다.
락토바실러스속 세균은 당을 유산으로 바꾸는 유산균의 일종으로, 고기에 부착되어 젖산을 생산하기 때문에, 고기의 부패를 막을 수 있다. 덧붙여 피셔 교수는 락토바실러스 속 세균뿐만 아니라, 고기를 가라앉히고 있었던 연못의 수온이 낮았던 점, 게다가 연못 물의 산소 함유량이 낮았던 점이 고기의 보존에 적합했을 가능성을 주장했다.
피셔 교수는 자신의 설을 확인하기 위해, 해체된 말과 사슴을 연못 속에 집어넣고, 2주마다 끌어올려 고기를 잘라내고 실제로 먹을 수 있는지 검증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살균하기 위해 조리하면, 연못에 반년 간 넣은 고기도 문제없이 먹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반년을 넘어 여름이 다가오자 부패가 시작되었고, 고기에 얼큰한 맛이 더해졌다고 한다.
실제로 1만 년 이상 전과 같은 방법으로, 저장한 고기를 먹은 피셔 교수는, "아마 메머드가 사냥된 것은 가을 무렵일 것이다. 메머드는 그 자리에서 해체되어 근처의 작은 연못에 가라앉았습니다. 고기는 다음 해 여름까지 먹을 수 있었을 겁니다. 젖산은 고기를 부드럽게 합니다. 게다가 치즈와 같은 강한 향기와 맛이 더해져, 꽤 흥미로운 식사가 되었을 겁니다"라고 코멘트.
또한, 북유럽에서는 버터를 포함한 음식을 늪에 넣어 보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2019년 유니버시티 칼리지 더블린 고고학과 제시카 스미스 연구팀이, 아일랜드나 스코틀랜드의 늪에서 채취한 진흙에서 왁스 모양의 밀랍과 같은 물질을 발굴했으며, 이 물질을 분석한 결과 밀랍이 아닌 유제품임이 밝혀졌다.
아래가 실제로 발굴된 유제품. 왼쪽 상단 원기둥 모양의 것이 가장 오래된 것으로, 기원전 360년~200년 무렵의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늪에서 발굴된 유제품을 보고 "보그 버터"라고 부르고 있다.
스미스 조교수에 의하면, 버터를 저장하기 위해 늪에 가라앉힌다는 보존 방법은 17세기 서적에도 언급돼 있다고 한다. 스미스 조교는, "버터를 늪에 가라앚히는 행위는 행위가 비정상적으로 여겨지기 쉽지만, 아마 옛날에는 일반적으로 행해지던 보존 방법이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라고 말하고, 늪에 가라앉힌 버터는 이탄의 영향으로 톡 쏘는 풍미가 있었을 것이라 한다.
